영화 공작이 2021년 추석 특선 영화에 편성되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영화 공작은 1990년대 안기부 간첩 흑금성 사건이라는 실화를 토대로 제작한 첩보 스릴러로, 이효리가 출연한 남북합작 삼성애니콜 광고와도 관련이 있어 더욱 유명하죠.(관련 내용은 맨 아래쪽에 정리했으니 확인해 보세요) 이에 오늘은 영화 공작 줄거리, 결말, 실존인물, 실화 등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영화 공작 소개
영화 공작은 윤종빈 감독의 5번째 장편 영화로, 1990년대 안기부 간첩 흑금성 사건이라는 실화를 토대로 제작한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주연의 첩보 영화입니다. 2018년 칸 영화제의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되었고, 청룡영화상 감독상, 영평상 감독상, 백상 예술대상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 감독 : 윤종빈
- 각본 : 권성휘, 윤종빈
- 배우 :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외
- 개봉일 : 2018년 8월 8일(대한민국)
- 상영시간 : 137분(칸 영화제 상여판은 147분)
- 상영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영화 공작 시놉시스
1993년, 북한 핵 개발을 둘러싸고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된다. 정보사 소령 출신으로 안기부에 스카우트된 박성영(황정민)은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캐기 위해 북의 고위층 내부로 잠입하라는 지령을 받는다. 안기부 해외실장 최학성(조진웅)과 대통령 외에는 가족조차도 그의 실체를 모르는 가운데 대북사업가로 위장해 베이징 주재 북 고위간부 리명운(이성민)에게 접근한 흑금성.
그는 수년에 걸친 공작 끝에, 리명운과 두터운 신의를 쌓고 그를 통해서, 북한 권력층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1997년 남한의 대선 직전에 흑금성은 남과 북의 수뇌부 사이 은밀한 거래를 감지한다. 조국을 위해 굳은 신념으로 모든 것을 걸고 공작을 수행했던 그는 걷잡을 수 없는 갈등에 휩싸이는데...
영화 공작 등장인물
▷ 주요인물
- 박석영(암호명 흑금성) : 황정민
- 리명운 : 이성민
- 최학성 : 조진웅
- 정무택 : 주지훈
▷ 그 외 인물
- 김명수 : 김홍파 / 김정일 : 기주봉 / 김종찬 : 김응수 / 홍설 : 정소리 / 김장혁 : 박진영 / 황병철 : 채용 / 박 의원 : 남문철 / 유 의원 : 최병모 / 키요하라 히사시 : 김인우 / 조명애 : 조주희 / 후임 장교 : 홍기준 / 친위대 여장교 9 : 금새록 / 보위부 요원 2 : 양현민 / 한창주 : 박성웅(우정 출연) / 장수평 : 김병욱(우정 출연) / 이효리 : 이효리(본인 특별출연) / TV 영화 속 등장인물 : 이경영
영화 공작 줄거리와 결말
1993년, 3사 출신 정보사 한미 합동 공작대 공작관이었던 소령 박석영(황정민). 어느 날 그는 안기부 해외실장 최학성(조진웅)에게 안기부 4급으로 특채되어 대북 비밀 요원으로서 활동할 것을 제의 받습니다.
이를 수락한 박석영은 첫 번째 임무로, 신분세탁에 성공하고, 이후 두 번째 임무로, 북한의 핵개발에 도움을 주었다고 의심되는 조선족 핵물리학자 김장혁 교수를 학술회를 핑계로 한국에 입국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이후 최학성은 김장혁 교수로부터 북한이 핵을 이미 가지고 있다는 정보를 듣고,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박석영에게 "중국 베이징으로 건너가 대북 사업가로 위장하여 북한 고위층에게 접근한 후 핵 개발 진척도를 알아오라"는 중대한 임무를 맡깁니다. 여기서부터 박석영은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불리게 됩니다.
그 후 박석영은 베이징에서 대북사업가로 활동하며 조총련계 재일교포인 키요하라 히사시(김인우)를 통해 북한 고위층에 접근하기 위해 먼저 중국산 농산물을 북한산으로 속여 밀수출하려다가 적발되게 하는 공작을 벌여서 북한 측 무역회사 사장 장성훈(곽자형)을 공안에 체포케 합니다.
이를 알게 된 당에서는 베이징 주재 북한 대외경제 위에 장성훈이 풀려나게 하라는 명을 내리지만, 그것에 드는 비용은 25만 달러, 경제 위와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의 자금을 모두 합쳐도 모자란 금액이라 결국 대외경제 위 처장 리명운(이성민)은 급하게 돈을 지원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게 되고, 그렇게 대북사업가인 박석영에게 접근합니다.
리명운은 박석영을 고려관이라는 북한 식당에 부르고, 1:1 면접을 하며 박석영에게 동업 전에 먼저 조건으로 사소한 것이라도 좋으니 남한의 기밀을 넘겨주라고 요구합니다.
며칠 후 박석영은 남한의 한 국회의원이 연예인과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소한 정보를 리명운과 보위부 과장 정무택(주지훈)에게 건네고 그것과 함께 25만 달러와 공안들을 기름칠할 돈 1만 달러를 건넵니다.
하지만 정무택은 박석영을 의심을 하기 시작, 자신에게 남한의 군사기밀을 통째로 넘기라고 무리한 요구를 합니다. 이에 박석영은 화를 내며 돈을 다시 가지고 밖으로 나갑니다. 그때 리명운으로부터 저녁에 다시 만나자는 연락이 오고, 그날 저녁, 박석영은 자신이 묶고 있는 호텔 라운지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서 리명운과 정무택, 그리고 대외경제위 부장인 김명수(김홍파)를 만납니다.
리명운은 박석영에게 술을 건네며, "받지 않으면 같이 사업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겠다"며 일종의 협박을 하지만 공작원의 신분으로서 술을 마시면 혹여나 일을 그르칠 수 있어 박석영은 자신의 부친이 술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말로, 겨우 거절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화장실 변기 칸에서 미리 준비해놓은 녹음기를 자신의 양말 속에 숨기고, 롤렉스 시계가 담긴 선물더미를 들고 돌아가려 하는데, 그때 정무택과 그의 휘하 요원들이 박석영에게 다가가 몸수색을 하기 시작, 몸싸움 와중에 선물더미의 롤렉스 시계들이 바닥에 떨어지자 뒤이어 나타난 리명운과 김명수는 박석영의 성의에 감탄하며 정무택을 쫓아내고 그를 점차 신뢰하기 시작합니다.
이후 리명운은 마지막 테스트로 박석영에게 짝퉁 고려청자를 건네며 남한에서 현금화를 해달라고 요청합니다. 박석영은 이를 자신을 향한 테스트라 간파하고 다음 만남 때에는 리명운에게 고려청자의 적당한 가치와 더불어 북한에서 구하기 힘든 외제 약품을 잔뜩 얹어주는 것으로 마지막 테스트까지 통과합니다.
이후 박석영은 북한에서 광고를 찍는 게 꿈인 제일기획 출신 광고기획자 한창주(박성웅)와 우연히 만나는 것처럼 꾸민 후 그와 친분을 쌓아 동업 제의를 받고 회사까지 세운 뒤, 남한 대기업의 광고를 북한에서 찍어서, 이를 빌미로 북한 곳곳을 답사하며 핵개발의 실상을 알아낸다는 트로이 목마 작전을 계획합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 박석영이 우연히 마주친 한국 블랙요원인 장수평 박사(김병옥)가 리명운 쪽과 먼저 접촉한 뒤 의문의 죽음을 맞고, 더불어 한국의 총선 직전 북한군이 DMZ에 포격 도발을 행합니다. 일의 원인은 당시 안기부가 야당의 유력 정치인이었던 김대중의 정치적 상승세를 북풍을 동원해서 꺾어버리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후 박석영은 호텔 나이트클럽에서 리명운에게 광고 기획안을 보여줍니다. 이에 리명운은 "이건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선을 넘었으니 평양으로 가서 지도자 동지께 직접 물어보겠다"라고 말합니다. 그로부터 몇 달 뒤, 리명운은 박석영에게 전화를 걸어 "지도자 동지가 박 선생을 만나보고 싶어 하시니, 직접 평양으로 와주셨으면 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이후 박석영은 평양에 방문하게 되고, 정무택의 안내를 받아 별도의 안가로 들어가 김정일을 만나기 전 혹시 모르는 전염병이라도 있을까 조사한다는 명목으로 피를 뽑습니다. 하지만 박석영은 곧 의식이 점차 흐려지다가 이내 정신을 잃고 맙니다.
사실 이는 정무택이 계획한 일로, 박석영의 피를 뽑으면서 주사로 마취제와 자백제를 몰래 투여하여 그의 진짜 속내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정무택은 박석영이 쓰러진 후 녹음기를 켜고 그의 이름과 소속 등을 묻는 심문을 하지만 소속을 묻는 질문에 대해 정보사 소속 공작관이라 답은 하지만 공작관 일을 시킨 상부가 누구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비몽사몽 하는 와중에도 "사업가한테 상부가 뭐겠습니까? 쩐주지, 쩐주. 돈 대는 사람"이라 답합니다.
이후 박석영은 리명운을 만나고, 그와 함께 김정일(기주봉)을 만납니다. 박석영은 김정일에게 남한의 광고를 북한에서 찍게 해 준다며 북한과 김 씨 일가에도 엄청난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그를 설득하고, 이에 김정일은 그것을 승낙할 테니 대신 김 씨 집안에서 비자금으로 갖고 있던 골동품 유물들을 현금화해 달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해서 김정일의 허락까지 받은 박석영은 한창주, 리명운, 김명수, 정무택 등과 함께 백두산, 금강산, 개성 등 북한 내 주요 관광지에 대한 답사와 촬영을 시작하지만, 당초 박석영이 목표로 했던 곳은 핵 시설이 있는 평안북도 영변군, 당연히 그곳으로의 접근은 쉽지 않아 리명운을 설득하지만 거절당하고 이에 정무택을 설득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후 시간이 흘러 1997년 대선이 가까워지는 중, 작전이 나름 순항을 타고 있는데 갑자기 박석영에게 대북 사업가라는 이미지를 깨뜨려버릴 수도 있는 메신저 역할을 하라는 지시가 내려옵니다. 왜냐하면 안기부에서는 만일 김대중이 당선이 되면 안기부 라인은 전부 쓸려나간 후 국가정보원이라는 새 이름으로 개편되어 힘을 잃어버릴 것을 우려하여 북한으로부터 무력도발을 주문, 북풍으로 대선에서 김대중을 낙선시킬 생각이었던 것입니다.
이후 박석영은 리명운을 만나, 최후의 비즈니스를 제안합니다. 평양에 가서 김정일과 직접 대면하여 남한 여당 측의 대남도발 주문은 김정일에겐 이득이 하나도 없고, 오로지 남측 기득권과 북측 강경파만 좋은 일 해주는 것이라고 직접 설득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일은 이미 김정일이 결정한 뜻을 돌려야 하는 모험이었고 대답 여하에 따라 죽는 것보다 훨씬 고통스럽게 지낼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었지만 결국 목숨을 건 설득을 해내어 대남도발을 일시적으로 미루겠다는 대답과 군부 측의 강경파를 숙청시키겠다는 대답을 듣게 됩니다.
그렇게 대선일이 되어, 결국 대남도발은 일어나지 않아 김대중이 제15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당선됩니다. 이에 리명운은 박석영을 자기 집에 초대하여 술자리를 가집니다. 서로 진심인 것을 알았기에 술도 마셨으며, 리명운이 넥타이핀을 선물하였는데 그 클립에 써진 글은 바로 호연지기, 박석영을 진심으로 인간으로서 인정한 것입니다.
▷ 영화 공작 결말
한편, 안기부 내에서는 총풍 계획을 덮어야 한다며 언론사에 흑금성의 정체를 폭로하고 꼬리 자르기를 시전해 버립니다. 결국 이 정보는 리명운에게 들어가 박선영에게 암호명 흑금성이라 부르면서 마카로프 권총을 겨누고 정체와 진심을 추궁하지만, 역시 죽음 앞에서도 당당한 그를 보고 리명운은 그를 살려줍니다.
정보가 1시간 후에는 드러날 것이니 1시간 안에 평양을 떠나면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며 돈을 포함한 짐, 권총, 그리고 김정일 친필 서명이 들어간 국경연선 여행증을 주고 떠나라고 합니다.
살아남는다면 언젠가 볼 수 있을 거라며, 그리고 자본주의 경제학을 전공한 자신을 숙청해버리면 외화벌이 사업을 담당한 사람이 아무도 없을 테니까 숙청하지 못할 거라면서.
박석영은 그렇게 살아남는 데에 성공했고, 안기부는 그대로 국가정보원이란 이름의 새 조직이 되었으며, 북풍사건의 책임자들은 검찰에 구속되었지만, 자신이 도대체 뭘 위해 이런 공작을 했는지, 무엇을 위해 공작원이 되었는지에 회의 김을 느끼며 베이징에서 머물던 호텔 방에서 퇴실합니다.
리명운은 이후 잡혀가서 경고를 받은 듯 보이며, 보위부 과장이었던 정무택은 숙청당한 듯한 장면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2005년, 기어코 이효리가 참여하는 북한과 애니콜 광고를 같이 찍는 데 성공한 한창주와 박석영은 여기까지 오는 데 10년 걸렸다고 회상하고 이효리가 조명애가 만나 악수를 하는 와중에 박석영은 북한 측 인사들 상이에서 리명운을 보게 됩니다.
리명운도 박석영을 보고 차마 말은 하지 못하고, 그가 선물했던 롤렉스 시계를 보여주니, 박석영은 그에게 선물 받았던 넥타이 핀을 하고 있는 걸 보여줍니다. 그렇게 그 둘은 멀리서 마주 서 있다가, 사람이 다 빠지고 나서야 서로를 걸어가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이후 박채서가 계속 대북 사업을 하다가 2010년에 국가보안법의 거의 모든 항목에서 기소를 당해 징역형을 받았다가 2016년에 출소했다는 이야기가 자막으로 뜨며 엔딩 크레딧이 나옵니다.
영화 공작 뒷이야기
▷ 영화 공작 실화, 실존인물 박채서(삼성 애니콜 광고 이효리)
영화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활동한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특수공작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국군 정보사령부에서 장교로 복무하다 1993년 안기부 대북 공작원으로 활약한 박채서 씨가 실존 모델입니다.
흑금성의 존재는 199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당시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안기부가 주도한 이른바 북풍 공작 수사가 확대되면서 드러났고, 이후 2010년 그는 이중간첩으로 몰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6년간의 옥살이를 했다고 합니다.
안기부장으로 나오는 김종찬은 권영해라고 하는데요, 권영해는 기소 직후 자결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결국 재판에 넘겨져 실형 5년을 선고받아 상당 기간 복역했다고 합니다.
박채서 : "대북공작원이 된 후 저는 남한의 남북 합작 광고회사인 아자커뮤니케이션에 전무로 위장 취업했어요. 안기부는 그때부터 저를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불렀죠. 당시 제게 주어진 임무는 북핵 정보를 빼오는 거였어요. 북한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남북 합작 광고를 성사시키면서 장성택, 김영룡 등 북한 수뇌부의 신임을 얻었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는 데도 성공했고요"
북한 수뇌부가 박채서 씨를 처음부터 믿었던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박채서 씨는 북한 고려호텔 식당에서 김영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 부장을 만났을 때 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박채서 : "고향 텃밭에서 일하는 어머니 사진을 보여주면서 어머니 맞습니까? 묻는 거예요. 정보력을 과시하는 거죠. 가장 놀랐던 건 박 선생, 부여에 사놓은 땅은 잘되고 있소라고 물었을 때였어요. 차명으로 산 땅이었는데도 알고 물어본 거죠. 순간 등에 식은땀이 줄줄 나더라고요. 허튼수작 부리지 말라는 무언의 협박이었던 겁니다"
그가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다고 주장하는 시기는 1996년으로 남북 합작 광고를 빌미로 남북을 오간 지 3년 만이라고 합니다.
박채서 : "리철 북한 무역성 담당 참사가 어느 날 제가 묵고 있는 호텔방으로 찾아와 자지 말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은 채 기다리라고 했어요. 그날 밤 9시 30분쯤 호텔 앞에 세워진 벤츠 차량을 타고 코처로 이동하자 김 위원장이 김영룡 부부장과 함께 타나 났어요. 김 위원장 인상이요? 샤프했죠. 대화해보면 알잖아요. 같은 말을 되풀이 안 해요. 말을 쭉쭉쭉 명쾌하게 하고, 성격도 화끈해서 결단력이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김 위원장은 박채서 씨의 광고사업에 대해 소상히 캐묻고 대뜸 "박 선생, 통일이 만듭시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박채서 : "영문을 몰라서 당연히 통일해야죠 이렇게 답했어요. 그런데 얘기를 들어보니까 북한 아가씨하고 혼인해서 2세 박통일을 만들라는 말이었어요. 인질을 잡아놓으려고 했던 거죠. 평양외국어대 출신 엘리트였던 노영옥 씨라고 평양 예술대 학장의 외동딸이었어요. 30대 후반이라 흔들릴 법도 했지만 저 하나 믿고 시집온 집사람을 배신할 수 없었어요"
당시 김정일 위원장이 박채서 씨를 만난 것은 여동생 김경희가 관리하는 골동품 판매 때문이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북한의 골동품을 남한에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했던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박채서 씨는 북풍 사건 여파로 신원이 노출되자 1998년 안기부에서 해고됐고 북한 전역에서 찍으려던 삼성 애니콜 광고도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이후 그는 노무현 정권과 이명박 정권에서 대북 비선으로 활동해왔습니다. 가수 이효리와 북한 무용수 조명애가 중국 상하이에서 촬영한 2005년 삼성 애니콜 광고는 박채서 씨가 기획한 남북협력사업 중 하나라고 합니다.
하지만 박채서 씨는 2010년 북한에 군 기밀정보를 넘긴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구속 기소돼 징역 6년을 선고받으면서 애국자에서 이중간첩으로 운명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박채서 : "법으로 따지면 할 말이 없어요. 간첩 활동 자체가 불법입니다. 북한 사람하고 밥 먹고 전화만 해도 국보법 위반이고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자국의 비밀공작요원을 법정에 세워놓고 처벌한 전례가 없어요. 우리가 해외 공작을 했노라고 공식문서로 인정한 꼴이죠"
2016년 대전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한 박채서 씨는 "순수한 마음으로 지금까지 국가를 위해서 일했지만 그 결과 간첩이 됐다"면서 "남은 인생은 내 가족과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살기로 다짐했다"라고 했습니다.
▷ 영화 공작 실화, 실존인물 , 그 외 안기부, 북측 인물
추가로, 흑금성을 포섭해 양성한 최학성으로 나오는 인물은 이대성 대외공작실장으로 안기부의 실무자급 담당자였다고 합니다. 영화에 나오지 않았지만 이대성 위에는 상관이 한 명 있었는데 바로 이병기 전 국정원장이라고 합니다.
흑금성의 공작에 대한 보고는 이대성을 통해 안기부로 들어와 권영해에 직보 되었기 때문에 이병기는 흑금성 사건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정설이고 권영해를 비롯한 관련자들이 이병기의 무죄를 주장하여 기소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병기는 나중에 박근혜 정권에서 국정원장과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냅니다.
북측 인물의 일부도 실존인물인데, 리명운으로 나오는 이는 리호남이라는 북한의 대외경제위원회 간부로 박채서가 출소한 이후에도 중국에서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의 대외경제 사업 부문에서 리호남의 영향력이 워낙 막대하고, 실적도 독보적이었기 때문에, 실제로는 흑금성 사건이 터졌을 때도 김정일로부터 구두경고만 받고 어떠한 신변적 조치를 받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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